본문 바로가기
경제·금융 기초

자동차 의무보험 둘은 내 차도 내 몸도 안 덮는다

by 청담동어금니 2026. 9. 23.
반응형

자동차보험은 보장 종목이 여섯인데 법이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그중 둘이다. 그리고 그 둘은 남에게 입힌 피해만 덮는다. 내 차가 부서진 것도, 내가 다친 것도 그 안에 없다.

차를 사면 보험은 들어야 하는 것으로 안다. 맞다. 다만 개인이 타는 자가용에 「들어야 하는 것」의 범위가 생각보다 좁고, 그 범위 안에도 위쪽 끝이 걸려 있다. 이번 글에서는 법이 실제로 강제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 한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여섯 중 둘만 의무다

먼저 자동차보험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부터 보자. 손해보험협회가 올려둔 표준약관이 여섯을 든다.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자동차보험은 「대인배상Ⅰ」, 「대인배상Ⅱ」, 「대물배상」, 「자기신체사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자기차량손해」의 6가지 보장종목과 특별약관으로 구성
—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제2조

이 가운데 법이 가입을 강제한 것은 둘이다. 하나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자동차보유자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이나 책임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제1항

다른 하나는 물건에 대한 것이다.

자동차보유자는 책임보험등에 가입하는 것 외에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의 재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에 피해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 보험이나 … 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제2항

조문에 나오는 자동차보유자는 같은 법 제2조가 「자동차의 소유자나 자동차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 자로서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 정의한다. 내 이름으로 차를 두고 그 차를 쓰는 사람이다.

두 조문이 똑같이 「다른 사람」이라고 적는다. 앞의 것이 대인배상Ⅰ이고 뒤의 것이 대물배상이다. 여섯 중 나머지 넷 가운데 자기신체사고는 내가 다쳤을 때, 자기차량손해는 내 차가 부서졌을 때 쓰는 것이다. 제5조가 가입을 강제하는 자리는 세 항인데, 그 셋이 든 것 어디에도 이 둘이 없다.

한 가지 갈라둘 것이 있다. 대인배상Ⅰ의 한도를 넘는 몫을 덮는 것이 대인배상Ⅱ인데, 그쪽도 의무인 경우가 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책임보험등에 가입하는 것 외에 … 피해자에게 책임보험등의 배상책임한도를 초과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 보험이나 … 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제3항

이 항이 드는 것은 여객운송사업자·자동차대여사업자·화물운송사업자·건설기계대여업자·소화물배송대행 인증사업자다. 개인이 타는 자가용은 여기 없다. 그러니 「대인배상Ⅱ는 의무가 아니다」는 개인 자가용에 한해서 맞는 말이다.

자동차보험 여섯 종목 가운데 개인 자가용에 가입이 강제되는 것은 둘이고, 두 조문 모두 대상을 「다른 사람」으로 적는다. 내 몸을 덮는 자기신체사고와 내 차를 덮는 자기차량손해는 그 둘에 안 들어간다.

그 둘의 한도는 「얼마를 준다」가 아니다

의무인 둘에도 한도가 있다. 그런데 조문을 읽는 방식을 틀리기 쉽다. 물건 쪽부터 보자.

법 제5조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사고 1건당 2천만원의 범위에서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말한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3항

「2천만원을 준다」가 아니라 「손해액을 주되 2천만원을 넘지 않는다」다. 손해가 300만원이면 300만원이고, 3천5백만원이면 2천만원까지만 나온다. 위쪽 끝을 넘는 몫은 이 보험이 덮지 않는다.

사람 쪽은 구조가 하나 더 붙는다.

사망한 경우에는 1억5천만원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 다만, 그 손해액이 2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2천만원으로 한다.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제1호

같은 「범위에서 손해액」인데 아래쪽에 받침이 하나 더 있다. 손해액이 2천만원에 못 미쳐도 2천만원은 나온다는 뜻이다. 대물에는 그 받침이 없다. 그러니 「사망하면 1억5천만원을 받는다」는 말도 정확하지 않다 — 1억5천만원은 위쪽 끝이고, 아래쪽 끝이 2천만원이다.

부상과 후유장애의 한도는 같은 조문이 별표로 넘기는데, 그 별표의 금액은 여기 적지 않는다. 원문을 받아 대조하지 못했고 두 번째 자료들이 서로 다른 값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무만 채운 상태가 무엇을 뜻하나

의무보험이라는 이름이 이 구조를 가린다고 본다. 의무라는 말은 「이것만 있으면 된다」로 읽히는데, 조문이 정한 의무는 「남에게 입힌 피해를 갚을 수 있게 해두라」는 것이지 나를 지키라는 것이 아니다. 법이 나서서 강제하는 이유도 그쪽이다 — 피해자가 받을 곳이 없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내 차와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할 일로 남겨져 있다.

본인의 보험 증권을 꺼내보면 종목별로 가입 여부가 적혀 있다. 여섯 줄 가운데 어느 줄이 채워져 있는가? 그 줄들이 덮는 것이 남의 피해인지 내 피해인지를 한 번 갈라보면 내가 어디까지 덮여 있는지가 나온다. 보험료가 왜 보장에 다 쓰이지 않는지는 보험료에는 보험금이 아닌 몫이 있다에 정리해두었다.

이번 글에서는 자동차보험 여섯 종목 가운데 법이 강제하는 둘이 무엇이고, 그 둘이 남의 피해만 덮으며 한도도 「범위에서 손해액」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출처 (2026년 9월 현재 시행 중인 조문을 직접 받아 대조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