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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기초

보험료에는 보험금이 아닌 몫이 있다

by 청담동어금니 2026. 9. 6.

보험료가 전부 보험금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는 순간부터 일부는 다른 곳으로 가게 정해져 있다.

보험을 흔히 이렇게 이해한다.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두었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준다는 것이다. 대체로 맞는 설명인데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낸 보험료가 실제로 어떻게 나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보험료는 두 덩어리로 나뉜다

보험연구원 자료가 보험료의 구성을 이렇게 적어두었다.

보험상품가격인 보험료는 순보험료(pure or net premium)와 부가보험료(loading premium)로 구성됨.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의 이해 2: 보험료의 구성

이름이 낯설지만 하는 일은 갈라진다. 앞의 것이 보험금이 되는 몫이다.

순보험료는 피보험자의 사망, 장해, 입원 또는 만기 등과 같은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시 보험금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계산된 보험료
— 같은 자료

그러면 뒤의 것은 무엇일까?

뒤의 몫은 처음부터 보험금이 아니다

부가보험료는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과 적정이윤을 충당하기 위한 비용에 해당되는 보험료
— 같은 자료

두 가지가 들어 있다. 하나는 계약을 팔고 관리하는 비용이다. 설계사 수수료, 심사, 서류, 사무실 같은 것들이 여기서 나온다. 다른 하나가 적정이윤이다.

부가보험료는 사고가 나든 안 나든 보험금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낱말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다. 보험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회사이고, 그래서 회사 몫이 보험료 계산식에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 남으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넣고 계산한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 한 달에 10만원을 20년 동안 낸다면 모두 2,4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부가보험료가 얼마인지는 상품마다 달라 여기서 말할 수 없다. 다만 그 몫이 얼마든 사고가 나든 안 나든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같다. 사고가 나면 순보험료 쪽에서 보험금이 나오고, 안 나면 그것도 안 나온다.

그리고 앞의 순보험료도 후하게 잡는 것이 아니다. 같은 자료가 계산 방식을 이렇게 적었다.

장래 전체 보험기간 동안 보험료 수입의 현가와 보험금 지출의 현가가 동일하도록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료를 산출하며
— 같은 자료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을 같게 맞춘다는 뜻이다. 여기서 현가는 나중에 오갈 돈을 지금 값으로 바꿔놓은 것을 말한다. 보험료는 지금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준다. 그 사이 회사가 그 돈을 굴리게 되는데, 거기서 불어날 몫까지 미리 셈에 넣고 보험료를 정한다는 뜻이다. 같은 자료가 순보험료를 「예정위험률과 예정이율을 기초로」 계산한다고 적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니 순보험료는 보험금으로 나갈 만큼만 걷는다. 부가보험료는 그것과 별도로 더 걷는다.

여기까지 오면 그림이 하나로 모인다. 내가 내는 돈은 「앞으로 받을 보험금의 값어치」에 「회사가 쓰는 비용」과 「회사가 남길 이윤」을 더한 금액이다. 세 덩어리 중 첫째만 가입자 쪽으로 돌아오고, 그 첫째조차 사고가 난 사람에게만 간다.

법도 그렇게 정해두었다

이것이 어느 회사의 방침이 아니라는 것은 법을 보면 알 수 있다.

1. 보험요율이 보험금과 그 밖의 급부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지 아니할 것
2. 보험요율이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크게 해칠 정도로 낮지 아니할 것
보험업법 제129조

두 호가 위아래를 함께 묶는다. 1호는 너무 비싸지 말라는 것이고, 2호는 회사가 손해를 볼 만큼 싸지도 말라는 것이다.

그러니 보험은 사기가 아니다. 법이 위쪽을 막아둔다. 다만 같은 조문이 아래쪽도 함께 막아두었고, 그것은 곧 가입자 전체를 놓고 보면 받아 가는 돈이 낸 돈보다 적어야 제도가 굴러간다는 뜻이 된다.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무엇을 물어야 하나

보험료는 보험금이 되는 몫과 그렇지 않은 몫으로 나뉘고, 뒤의 몫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면 보험이 나쁜 상품일까?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계약을 심사하고 관리하는 데는 실제로 사람과 시간이 들고, 그 비용 없이 굴러가는 제도는 어디에도 없으며,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은행은 그 돈으로 이익을 낸다. 다만 보험은 그 몫이 얼마인지 가입자에게 잘 안 보인다는 점이 다르다.

나는 보험을 「이득을 볼 수 있나」로 재면 답이 늘 같게 나온다고 본다. 전체로 보면 손해가 나게 되어 있으니 그 질문에는 언제나 「아니다」가 나온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물어야 할 것은 이득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가다.

이번 글에서는 보험료가 어떻게 나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순보험료는 보험금이 되고, 부가보험료는 회사의 비용과 이윤이 된다. 그리고 법이 요율을 위아래로 묶어두면서 아래쪽에 「회사가 손해 볼 만큼 낮지 않을 것」을 걸어두었다.

지금 내고 있는 보험료가 한 달에 얼마인지, 그리고 그것을 몇 년째 내고 있는지 더해보자. 그 금액이 내가 피하려는 손실보다 큰지 작은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그 보험료로 산 실손보험이 실제로 얼마를 주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실손이 주는 돈은 내가 낸 병원비를 넘지 못하고, 그 안에서 다시 정해진 몫을 뗀다. 자세한 셈은 실손보험은 낸 병원비만큼도 안 준다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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