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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기초

교통사고 과실비율 기준표는 법이 아니라 참고자료다

by 청담동어금니 2026.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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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과실비율을 정할 때 쓰는 기준표는 법이 아니라 손해보험협회가 만든 참고자료이고, 협회 스스로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고 적어두었다. 그리고 이 비율을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심의하는 위원회에는 가입자가 직접 신청하지 못하고 보험사를 거쳐야 한다.

사고가 나면 보험사에서 「이번 사고는 7 대 3입니다」 같은 연락이 온다. 받는 쪽에서는 그 숫자가 어디서 정해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 과실비율은 사고의 책임을 양쪽에 몇 대 몇으로 나눈 것이고, 누가 얼마를 물어주는지가 이 숫자로 달라진다. 이번 글에서는 이 비율을 정하는 기준과 다툼을 심의하는 곳이 누구의 것이고, 나를 어디까지 묶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기준표는 협회가 만들고 협회가 고친다

먼저 기준부터 보자. 금융위원회가 2019년 보도자료에서 그 내력을 이렇게 적었다.

□ (과실비율 인정기준) '76년부터 손해보험협회가 교통법규ㆍ판례 등을 기초로 하여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마련ㆍ운영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19.5.27),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산정의 신뢰성이 제고됩니다!」

손해보험협회는 회원이 손해보험회사들인 단체다. 협회가 밝힌 설립 목적의 첫째가 「보험회사 상호간 업무질서 유지 및 보험업 발전 도모」다. 사고 유형마다 과실비율을 도표로 정리한 것이 이 인정기준이고, 협회가 운영하는 과실비율정보포털에 올라 있다. 2026년 9월 현재 포털은 이 기준이 1976년 제정 뒤 10회에 걸쳐 고쳐졌다고 적고 있고, 올라 있는 파일은 이름으로 보면 2023년 6월 30일 판이다.

그러면 이 기준표는 얼마나 힘이 있을까. 같은 포털이 직접 답해두었다.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고 참고자료에 해당합니다.
— 손해보험협회 과실비율정보포털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만든 쪽이 먼저 밝혀두었다. 포털은 이 기준이 분쟁 심의의 기준으로 쓰이고 「법원에서도 이를 참고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참고한다는 말은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2019년 개정의 계기 가운데 하나가 그것이었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보도자료에서 개정 배경의 하나로 「최근 법원에서 '과실비율 인정기준'과 다르게 판결한 사례가 발생하여 '과실비율 인정기준'의 신뢰성 저하」라고 적었고, 그 사례로 이륜차의 과실비율을 기준보다 높게 본 판결을 들었다. 법원이 먼저 다르게 판단했고 기준표가 뒤따라 고쳐졌다.

기준표보다 앞서는 것도 있다. 합의서, 곧 다툼을 끝내기로 서로 합의한 화해계약이다. 포털은 그 조건까지 적어두었다.

각 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각 사고 당사자의 과실비율에 관하여 모두 합의하여 화해계약이 체결된 경우, 화해계약의 내용이 「과실비율 인정기준」과 다르더라도, 각 당사자 간 체결한 화해계약(합의서)의 내용에 따라 과실비율이 결정됩니다.
— 손해보험협회 과실비율정보포털

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모두 합의해야 합의서가 선다. 그리고 일단 합의서가 체결되면 기준표와 달라도 그 내용이 비율이 된다.

심의위원회에는 내가 직접 신청하지 못한다

비율이 맞지 않으면 어디서 다투나. 협회 안에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가 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가 이 위원회를 만든 목적을 적어두었다.

□ (과실비율 분쟁조정 기구) 자동차 사고 시 양측 보험회사 간의 과실비율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07년부터 손해보험협회 내에 설치·운영
— 같은 보도자료

처음에는 양측 보험회사 간의 분쟁을 조정하려고 만든 곳이었다. 2019년 4월 18일 전까지는 사고 양쪽의 보험사가 서로 다른 경우에만 심의했고, 같은 보험사 가입자끼리 난 사고 등은 소송으로만 다툴 수 있었다. 2019년 4월 18일을 기점으로 심의 대상이 넓어졌다. 지금도 위원회의 근거는 보험사와 공제사가 맺은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 등의 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이고, 신청도 그 협정을 맺은 쪽이 한다. 위원회 제도 소개가 이렇게 적는다.

상호협정의 당사자는 보험사 및 공제사이며, 피보험자(또는 사고 당사자)는 신청이 불가능하나, 가입 보험사 및 공제사를 통해 신청을 요청하고 진행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 심의제도 소개

원문의 공제사는 보험사와 나란히 이 협정을 맺은 쪽이고, 피보험자는 보험에 든 사람, 곧 나다. 내 사고의 비율을 두고 심의를 여는데 나는 직접 신청하지 못하고 내 보험사에 요청한다.

결정의 힘은 심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결정이 「보험사(또는 공제사)를 구속합니다」라고 적힌 심의가 있는데, 위원회는 바로 이어서 「만약 피보험자가 심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보험사의 보상금 지급을 취소하고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쓴다. 보험사를 구속하지 않는 심의도 있고, 그쪽은 결정에 불복하면 소송으로 가라고 적혀 있다. 어느 쪽이든 결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가입자에게 위원회가 적어둔 다음 단계는 소송이다.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손해보험협회가 만든 참고자료다. 심의위원회에는 보험사가 신청하고, 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모두 합의한 합의서가 있으면 기준과 달라도 그 내용대로 정해진다.

보험사가 알려주는 7 대 3은 합의 전의 숫자다

세 가지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기준표는 법이 아니고, 심의위원회는 보험사들의 협정으로 움직이며, 비율을 확정하는 합의서는 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모두 합의해야 선다.

그래서 나는 보험사가 알려주는 비율을 결정이 아니라 제안으로 들어야 한다고 본다. 합의서가 서려면 내 동의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받는 사람은 그 숫자를 법이 정한 답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모두가 합의하고 나면 기준표와 달라도 그 내용이 비율이 되니 따져볼 때는 합의하기 전이다. 연락받은 7 대 3을 두고 어느 사고 유형의 도표를 적용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가?

물어볼 곳은 분명하다. 인정기준 도표는 과실비율정보포털에 공개돼 있다. 협회는 「개인 참고용 활용」은 허용하고 책자로 펴내 배포하는 것만 막는다. 내 보험사가 댄 사고 유형을 포털에서 찾아 도표의 비율과 비교해보고, 맞지 않으면 보험사를 통해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그 결정에도 동의하지 못하면 마지막은 법원이다.

이번 글에서는 교통사고 과실비율의 기준표가 손해보험협회가 만든 참고자료이고, 비율은 사고 당사자와 보험사가 모두 합의해야 확정되며, 다툼을 심의하는 위원회에는 보험사를 거쳐 요청하고 그 결정에 동의하지 못하는 가입자에게는 소송이라는 길이 적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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