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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거

전세와 월세 중 뭐가 유리할까? 내가 전세를 안 산 이유

by 청담동어금니 202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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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빌릴 때 거의 모두가 이 갈림길에 선다. 흔한 답은 "돈 있으면 전세, 없으면 월세"인데 정말 그럴까? 나는 전세를 산 적이 없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선택을 숫자로 비교하는 방법과 내가 실제로 어떻게 판단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비교의 기준은 월세가 아니라 기회비용이다

"월세는 돈을 버리는 것이고 전세는 돌려받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절반만 맞다.

전세보증금은 돌아온다. 그러면 공짜로 산 걸까? 그 돈은 계약 기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자가 붙지 않아서 1억을 맡겨두면 2년 뒤에 정확히 1억이 돌아오고, 그 사이 물가가 오르면 실질 가치는 오히려 줄어든다. 그러니까 전세의 진짜 비용은 0이 아니라 그 돈으로 벌 수 있었던 것이고, 이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무주택으로 지내는 동안에는 그 보증금이 건강보험료를 매기는 재산으로도 잡힌다.

비교는 이렇게 해야 맞다. 월세 쪽 비용은 매달 내는 월세를 열두 번 더한 값에 소액 보증금의 기회비용을 얹고 월세 세액공제를 뺀 것이고, 전세 쪽 비용은 전세보증금의 기회비용에 전세자금대출을 썼다면 그 이자를 더한 것이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작은 쪽을 고르면 되는데, 계산이 어려워 보여도 실제로는 곱셈 두 번이다.

전세자금대출을 쓸 생각이라면 얼마까지 나오는지부터 봐야 한다. 전세대출 한도는 은행이 아니라 보증기관이 정하고, 보증금의 80%와 금액 상한과 소득으로 계산한 금액 셋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이 된다. 그래서 같은 보증금이라도 사람마다 빌릴 수 있는 금액이 다르다. 그 계산은 전세대출 한도는 보증기관이 정한다, 그리고 셋 중 가장 작은 것이 된다에 정리해두었다.

나라 돈으로 빌리는 버팀목전세자금은 한도를 정하는 방식이 은행 전세대출과 또 다르다. 청년이라면 청년전용 상품의 한 가구 한도가 수도권 밖에서 일반 버팀목보다 두 배 가까이 넓다. 다만 실제로 받는 금액의 차이는 보증금이 1억 8천만원 가까이 돼야 크게 벌어진다. 그 비교는 청년 전세자금대출, 일반 버팀목과 청년전용은 한도부터 다르다에서 해두었다.

전세 3억, 또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100만원인 집이 있다고 해보자. 같은 집을 두 가지 조건으로 내놓은 셈이니 어느 쪽이 싼지 계산해볼 수 있다. 전세를 고르면 3억이 2년 동안 묶이는데 이 돈을 연 4%로 굴릴 수 있었다면 기회비용은 연 1,200만원이다. 월세를 고르면 연 1,200만원이 나가고 여기에 보증금 3천만원의 기회비용 연 120만원이 붙어 1,320만원인데, 조건이 맞으면 월세 세액공제로 일부가 돌아온다.

전세는 이자가 0인 돈을 2년 묶는 것이다. 비교 대상은 월세가 아니라 그 돈의 기회비용이다.

이 예에서는 두 값이 비슷하다. 그렇다면 갈림길은 "내가 그 3억으로 연 몇 퍼센트를 벌 수 있는가" 하나로 좁혀진다. 연 2%밖에 못 굴린다면 기회비용은 600만원이라 전세가 확실히 유리하고, 연 6%를 굴릴 수 있다면 1,800만원이라 월세가 유리해진다. 즉 전세가 유리한지 아닌지는 집이 아니라 내 자산 운용 능력이 정한다. 같은 집을 놓고도 사람마다 답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왜 전세를 고르지 않았나

위 계산을 내 식으로 말하면 이렇다. 전세보증금은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는 돈이다.

집주인은 그 돈을 받아 무엇을 할까? 다음 집을 사거나 대출을 갚거나 어디든 넣어둔다. 그 돈으로 생기는 수익은 전부 집주인 것이고 나는 2년 뒤에 원금만 받는다.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납득이 안 됐다. 3억을 이자 한 푼 없이 남에게 맡겨두는 결정을 나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는데, 전세라는 이름이 붙으면 그게 당연한 일이 된다.

그래서 나는 월세를 내고, 보증금으로 묶였을 돈을 배당이 나오는 자산에 뒀다. 리츠 같은 것이고, 월세로 나가는 돈의 일부를 그쪽에서 나오는 배당으로 메우는 구조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전세 대신 아무 투자나 하면 된다"처럼 들리는데, 내가 리츠를 고른 데는 그 시점의 판단이 하나 더 있었다. 당시는 세계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국면이었고 나는 금리가 여기서 더 올라가기는 어렵고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리츠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 금리가 올라 배당의 상대 매력이 떨어지고 리츠가 진 빚의 이자가 늘어 배당할 돈이 줄어드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이 두 가지가 같이 풀린다.

그러니까 내 선택은 전세보증금의 기회비용 하나가 아니라 거기에 금리 방향에 대한 판단이 얹힌 것이었다. 고금리 구간에서 눌려 있던 자산을 사둔 셈이다.

여기에 스스로 짚어둘 모순이 하나 있다. 나는 금리 전망을 맞히는 것보다 건물을 고르는 쪽이 통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정작 내 결정에는 금리 방향에 대한 판단이 들어가 있었다. 지금 정리하는 방식은 이렇다. 금리 방향을 판단의 전부로 삼으면 안 되지만 한 축으로 넣는 것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고, 다만 그렇게 했다면 그것이 베팅이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리츠에 자산의 3분의 1까지만 넣었다. 전부 넣으면 자산배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고, 금리에 대한 내 판단이 틀렸을 때 나머지 3분의 2가 버텨준다. 확신이 있어도 전부 거는 것과 3분의 1을 거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며, 자산배분이 하는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이 판단이 안 통하는 다섯 가지 경우

내 결론이지만 만능은 아니고 오히려 틀리는 경우가 꽤 많다.

첫째, 그 돈을 실제로 잘 굴리지 못하면 그냥 손해다. 연 4%를 벌 자신이 있는가? 이 계산의 전제는 보증금만큼의 돈으로 월세보다 많이 번다는 것인데, 리츠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아서 계좌가 20% 빠진 해에도 월세는 매달 꼬박꼬박 나간다. 확정 지출을 변동 수익으로 막겠다는 구조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시작해야 한다.

둘째, 내 판단은 특정 금리 국면에서 나온 것이다. 고금리 구간에서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리츠를 담은 것이므로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같은 논리가 성립하지 않고, 오히려 금리가 오르는 구간이라면 리츠는 앞서 말한 두 방향에서 눌린다. 이 글을 읽는 시점의 금리 상황이 그때와 같다는 보장은 없다.

셋째, 전세자금대출을 쓰면 전제가 바뀐다. 보증금이 내 돈이 아니라 빌린 돈이라면 무이자로 맡긴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내가 부담하는 것은 대출 이자뿐이고 그 이자가 월세보다 싸다면 전세가 유리한데,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넷째, 월세에는 세액공제가 붙는다. 국세청이 밝히는 요건과 공제율은 이렇다.

총급여 8,000만원(종합소득금액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 무주택 세대의 세대주 또는 세대원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월세액의 17% · 총급여 5,500만원 초과~8,000만원 이하: 15%

월세액은 연 1,000만원까지만 공제 가능

연 1,200만원을 냈다면 초과분 200만원은 인정되지 않고 1,000만원까지만 인정되어 150만원에서 170만원이 돌아오므로, 월세 쪽 한 해 비용은 1,320만원이 아니라 1,150만~1,170만원이 된다. 다만 아무 집이나 되는 것은 아니어서 국민주택규모 85㎡ 이하이거나 기준시가 4억원 이하여야 하고, 임차주택 주소지와 주민등록 주소지가 같아야 한다. 전입신고를 미뤄두면 이 공제가 통째로 날아간다.

다섯째, 이건 성향 문제이기도 하다. 매달 통장에서 100만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계산상 몇십만원 유리하더라도 그 방식은 2년을 못 버티고 중간에 뒤집게 된다. 숫자가 맞아도 못 지킬 방식이면 소용이 없다.

전세를 고른다면 반드시 확인할 것

내가 전세를 피한 데는 계산 말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금액이 크고, 그 돈이 한 사람의 사정에 통째로 묶인다.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하거나 다른 데 물려 있으면 3억이 한 번에 위험해지는데, 월세 보증금 3천만원이 위험해지는 것과는 무게가 열 배 다르다.

그래서 전세를 고른다면 계약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가 월세 계약을 할 때도 빼놓지 않았던 것들이다.

첫째, 등기부등본에서 대출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본다.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그 집은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는 뜻이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은행이 먼저 받아가고 남은 것에서 내 보증금을 받게 되므로 남는 게 없으면 못 받는다. 채권최고액과 시세를 비교해서 집값에서 대출을 빼고도 내 보증금이 남는지 계산해봐야 한다.

둘째, 돈을 보낼 계좌의 명의가 등기부등본상 소유자와 같은지 확인한다. 이건 다른 것을 다 건너뛰더라도 해야 한다. 대리인 계좌로 보내라거나 가족 명의라며 다른 계좌를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사고가 나는 지점이 대체로 여기다. 소유자 본인 계좌가 아니면 송금하지 않고, 대리인이 나왔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확인한다.

이 두 가지는 등기소 사이트에서 몇천원이면 떼볼 수 있고 계좌 명의는 눈으로 한 번 대조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다들 건너뛸까? 부동산에서 재촉하고 계약이 급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안 해서 생기는 손해는 회복이 안 된다.

이번 글에서는 전세와 월세를 무엇으로 비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돌려받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보증금만큼의 돈을 잘 굴릴 자신이 없다면 전세이고, 굴릴 자신이 있고 계좌가 빠지는 해도 견딜 수 있다면 월세와 투자를 묶는 쪽이다. 전세자금대출을 쓸 수 있다면 계산을 다시 해야 하는데 유리해지는 쪽이 바뀐다.

오늘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지금 고민 중인 집의 보증금에 내가 실제로 낼 수 있는 수익률을 곱해보자. 그 값이 1년치 월세보다 작으면 전세다.

어느 쪽을 고르든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과 송금 계좌만은 반드시 확인하자.

출처: 국세청 월세액 세액공제 · 국토교통부 렌트홈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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