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만원씩 모아 1억을 만드는 데 7년 3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거기서 다시 1억을 더 모으는 데는 5년 7개월이면 된다.
넣는 돈은 똑같은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번 글에서는 왜 뒤로 갈수록 빨라지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처음 1억이 제일 오래 걸린다
매달 100만원씩 넣고 연 4%로 불어난다고 해보자. 구간마다 걸리는 시간은 이렇게 된다.
0에서 1억까지는 7년 3개월이 걸린다. 1억에서 2억까지는 5년 7개월. 2억에서 3억까지는 4년 7개월. 3억에서 4억까지는 3년 10개월이다.
같은 1억인데 시간이 계속 짧아진다. 처음 1억이 가장 오래 걸리고, 그 뒤로는 갈수록 빨라진다.

혼자 넣다가 둘이 넣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모아둔 돈이 같이 넣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불어난 돈에 다시 이자가 붙는 것을 복리라고 하는데, 그 효과가 자산이 커질수록 눈에 보이게 된다.
1억이 모이면 그 1억이 한 달에 33만원을 보탠다. 2억이면 67만원이다. 나는 여전히 100만원을 넣는데 옆에서 보태는 금액이 계속 커진다.
3억이 되면 보태는 돈이 월 100만원이 된다. 내가 넣는 금액과 같아지는 것이다. 혼자 넣던 것을 둘이 넣는 셈이다.
투자 이야기에서 3억이라는 숫자를 자주 만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 금액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흔한 저축 규모에서 이 지점이 대략 거기쯤 오기 때문이다.
지금 느린 것은 첫 구간이라서다
돈을 모으는 동안 가장 견디기 힘든 때가 처음이다. 몇 년을 넣었는데 계좌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위 숫자를 보면 그게 당연하다. 자산이 작을 때는 보태주는 돈도 작아서 거의 내 힘으로만 쌓인다. 느린 것이 아니라 원래 그 구간이 그렇다.
그리고 이 구간에서 결과를 바꾸는 것은 수익률이 아니다. 자산이 3천만원일 때 수익률이 1%포인트 좋아지면 한 해에 30만원을 더 번다. 그런데 매달 3만원을 더 넣으면 한 해에 36만원이 더 들어간다. 좇기 어려운 것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쪽이 결과를 더 바꾼다는 뜻이다.
자산이 커진 뒤에는 반대가 된다. 3억에서 1%포인트는 한 해에 300만원이라 월 3만원으로는 따라갈 수 없다. 지금 무엇을 늘려야 하는지가 구간마다 다르다. 무엇을 신호로 삼아 사고파는지는 주식 손절 기준과 주식 물타기 계산에 적어두었다.
이 숫자를 약속으로 읽으면 어긋난다
이 숫자들을 약속으로 읽으면 어긋난다.
하나, 4%는 계산을 하려고 놓은 값이지 그만큼 나온다는 뜻이 아니다. 마이너스인 해에는 구간이 뒤로 밀린다. 시간이 수익률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시간은 돈을 만든다? 복리가 작동하지 않는 조건에 적어두었다.
둘, 위 계산은 매달 한 번도 거르지 않았을 때다. 중간에 쉬면 그만큼 밀린다. 그래서 금액을 크게 잡고 몇 달 만에 그만두는 것보다 이어갈 수 있는 금액으로 가는 편이 낫다.
셋, 3억의 값어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물가가 오르면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왜 뒤로 갈수록 빨리 모이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처음 1억이 가장 오래 걸리고, 그다음부터는 모아둔 돈이 같이 넣어준다. 지금 느리게 느껴진다면 첫 구간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남의 숫자 대신 지금 내 저축액으로 각 구간이 몇 년인지부터 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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