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와 배당을 합쳐 한 해 2,000만원이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는 말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넘으면 정확히 무슨 계산이 일어날까? 전액이 합산되는 것도 아니고 초과분만 합산되는 것도 아니다. 세금을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해서 큰 쪽을 낸다.
종합과세란 여러 갈래로 번 돈을 한자리에 모아 한 번에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 경계에서 무엇이 바뀌고 무엇은 안 바뀌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000만원 아래에서는 그것으로 끝난다
이자와 배당을 받을 때는 내가 신고하고 말고 할 것 없이 금융회사가 세금을 먼저 떼고 남은 돈만 통장에 넣어준다. 이것을 원천징수라고 한다.
미국 주식의 배당은 여기에 한 단계가 더 있다. 미국이 먼저 15%를 떼고 국내에서는 14%에서 그만큼을 뺀 나머지만 매기니, 국내 증권사가 더 떼는 것이 없다. 다만 그 배당도 이 글의 2,000만원을 셀 때는 이자·배당에 들어간다. 계산은 미국주식 배당금 세금, 미국이 15%를 떼면 국내에서는 더 떼지 않는다에 적어두었다.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이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는 소득을 나열해두었다. 그중 하나가 원천징수된 이자·배당소득이고 조건은 종합과세기준금액 이하일 것인데, 그 기준금액이 바로 여기저기서 듣는 2,000만원이다.
합산하지 않는다는 말은 그것으로 끝난다는 뜻이라, 떼인 것이 그해 세금의 전부이고 5월이 와도 따로 할 일이 없다. 이런 방식을 분리과세라고 부른다. 이 구간에서는 이자를 얼마나 받았는지가 세금 계산의 다른 부분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아서, 근로소득이 얼마든 다른 소득이 있든 상관없이 떼인 채로 끝난다.
떼가는 것으로 끝나는 소득이 어디까지인지는 연말정산만 하면 끝일까? 직접 신고해야 하는 세금에 정리해두었다.

넘으면 두 가지로 계산해서 큰 쪽을 낸다
2,000만원을 넘으면 소득세법 제62조가 작동한다.
거주자의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포함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종합과세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거주자의 종합소득 산출세액은 다음 각 호의 금액 중 큰 금액으로 한다
이것을 비교과세라고 부른다. 이름은 무겁지만 하는 일은 단순해서, 같은 소득을 놓고 계산기를 두 번 두드린 뒤 국가에 유리한 쪽을 고르는 것이다. 두 계산은 대부분이 같다. 2,000만원까지는 양쪽 다 원천징수세율로 보고, 다른 종합소득도 양쪽 다 누진세율로 간다. 갈리는 것은 초과분 하나다.
첫 번째 계산은 초과분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쳐 누진세율로 매긴다. 누진세율은 금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이 붙는 계단식 세율을 말한다. 두 번째 계산은 그 초과분에도 2,000만원과 똑같이 원천징수세율을 매긴다. 두 금액 중 큰 쪽이 그해 산출세액이 된다.
그러면 어느 쪽이 커질까? 초과분에 실제로 붙는 세율과 원천징수세율 중 어느 쪽이 높은지에 달렸고, 다른 종합소득이 많을수록 그리고 초과분 자체가 클수록 누진세율 쪽이 올라간다. 다만 어디서 뒤집히는지는 여기서 단정하지 않는다. 누진세율은 여러 칸으로 된 계단이라 그 칸들이 원천징수세율보다 위인지 아래인지에 따라 답이 갈리고, 그 값은 그해 세율표를 봐야 정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알아두면 쓸모가 있다. 이 2,000만원은 사람마다 따로 센다. 우리나라 소득세는 가구가 아니라 개인을 단위로 매기기 때문에, 부부라도 각자의 이자·배당을 각자 세고 각자 2,000만원 선을 갖는다. 그래서 예금이나 주식이 한 사람 이름으로 몰려 있으면 그 사람만 선을 넘고, 같은 금액이라도 둘로 나뉘어 있으면 둘 다 안 넘는 일이 생긴다.
그리고 이 구간부터는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확정신고란 그해 소득을 스스로 계산해서 신고하는 절차를 말하고, 소득세법 제70조 제1항이 그 기간을 다음 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로 정해두었다.
그래서 흔한 설명 둘이 다 어긋난다
이 구조를 알면 자주 보이는 두 설명이 왜 부정확한지 드러난다.
"초과분만 합산된다" — 첫 번째 계산의 앞부분만 말한 것이다. 뒷부분, 그러니까 2,000만원에 대한 세액이 통째로 빠져 있는데, 그 2,000만원도 세금을 안 내는 것이 아니라 원천징수세율로 이미 냈고 그 낸 세금이 산출세액 계산에 그대로 들어간다.
"전액이 합산되어 누진세율을 맞는다" — 두 계산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다. 첫 번째에서 누진세율을 만나는 것은 초과분뿐이고, 두 번째에는 금융소득에 붙는 누진세율이 아예 없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넘어가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계산 방식이고, 그 계산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그러면 넘으면 세금이 늘어날까? 그렇게 생각하면 틀린다. 두 계산 중 두 번째가 채택되면 금융소득에 대한 부담은 원천징수로 끝냈을 때와 같아지니, 경계를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금융소득에 붙는 세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방향도 한쪽으로만 열려 있어서, 두 계산 중 큰 쪽을 내므로 종합과세로 넘어왔다는 이유로 세금이 원천징수 수준보다 내려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경계에서 확실하게 바뀌는 것은 세액이 아니라 절차다. 넘기 전에는 떼인 것으로 끝났지만 넘으면 5월에 신고해야 하고, 계산 결과 낼 돈이 한 푼도 늘지 않았더라도 신고 의무는 그대로 생긴다. 안 하면 무신고가산세가 붙는다.
그리고 이 선을 넘었을 때 달라지는 것이 세금 계산과 5월 신고만은 아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정에서도 금융소득을 본다. 피부양자란 직장에 다니는 가족의 건강보험에 얹혀서 보험료를 따로 안 내는 자격을 말하는데,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그 자격이 떨어지고 지역가입자가 되어 보험료를 스스로 내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세금에서 쓰는 기준과 건강보험에서 쓰는 기준은 이름이 비슷해도 같은 계산이 아니다. 무엇을 소득으로 세는지, 어디서부터 합치는지가 제도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어서 한쪽에서 안 걸렸다고 다른 쪽에서도 안 걸린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이자와 배당이 커지고 있다면 세금만 따지지 말고 본인 자격이 어떻게 되는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로 확인해보는 편이 낫다. 그 자격이 무엇으로 갈리는지는 피부양자 자격, 소득 2천만원만 보면 놓치는 것에 요건을 풀어두었다.
그리고 건강보험이 이자·배당을 소득으로 세기 시작하는 선은 2천만원이 아니라 1천만원이고, 넘으면 초과분이 아니라 전액이 들어간다. 그다음은 직장가입자냐 지역가입자냐로 또 갈리는데, 그 계산은 이자·배당, 세금은 2천만원인데 건강보험료는 1천만원이다에 정리해두었다.
세금은 몇 퍼센트를 더 내느냐의 문제지만 피부양자 자격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 넘어가는 순간 매달 나가는 돈이 새로 생긴다. 금액으로 보면 이쪽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면 무엇을 세어야 하나
이자와 배당이 어디까지인지부터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예금 이자와 주식 배당은 물론이고 펀드 분배금도 여기 들어간다. 분배금이란 펀드가 굴려서 남긴 몫을 나눠주는 돈을 말한다. 둘의 구분은 배당금과 분배금의 정의에 정리해두었다.
주식을 팔아 남긴 차익은 성격이 다르다. 이자·배당은 그냥 가지고 있기만 해도 생기는 돈이고 매매차익은 팔아야 비로소 생기는 돈이라, 이 둘은 세금 계산이 아예 다른 줄기를 타고 2,000만원을 셀 때도 매매차익은 안 들어간다. 국내주식에서 세금이 어느 자리에 붙는지는 국내주식 세금 3가지에 따로 적었다.
이자·배당에 붙는 세금을 계좌 단위로 다루는 제도도 있다. ISA는 계좌 안의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 계산하고 일정 금액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는 계좌인데, 한도와 조건은 ISA 계좌란? 손익통산과 비과세 한도 정리에 있다.
이번 글에서는 금융소득 2,000만원 경계에서 무엇이 바뀌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넘어가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계산 방식이다. 그 계산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큰 쪽을 낸다. 어느 쪽이 커지는지는 초과분에 붙는 세율이 원천징수세율보다 높은지로 갈리고, 그 답은 세율표를 봐야 나온다.
여기까지 원천징수세율과 누진세율을 여러 번 말하면서 값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일부러 뺐다. 세율은 세법 개정으로 바뀌는 값이고, 적어두면 개정된 다음 날부터 이 글이 틀린 글이 된다. 구조는 조문이 바뀌지 않는 한 유지되지만 숫자는 그렇지 않으니, 그해 세율은 국세청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다.
오늘 할 것은 하나다. 작년에 받은 이자와 배당을 더해보자. 합계가 2,000만원을 넘었다면 그다음에 볼 것은 얼마나 넘었는지와 다른 소득이 얼마인지, 둘이다.
출처: 소득세법 제62조 · 소득세법 제14조 · 국세청 세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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