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지만 세금은 주식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이 함께 온다.
ETF는 주식처럼 생겼다. 같은 증권 계좌에서 같은 방식으로 주문하고, 호가창도 똑같이 생겼다. 그런데 세금을 매기는 쪽은 이것을 주식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 글에서는 그 차이가 어디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팔 때 거래세를 안 낸다
한국거래소가 ETF 세금 제도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적어두었다.
ETF는 투자신탁형으로만 발행되어 세법상으로는 주식이 아닌 펀드이므로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되는 증권거래세 0.3%가 부과되지 않는다.
— 한국거래소, ETF 세금제도
투자신탁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굴리는 그릇을 말한다. ETF가 그 그릇이라서 세법이 주식이 아니라 펀드로 본다는 것이다.
왜 그것만으로 세금이 빠질까? 거래세를 매기는 법 조항이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주식을 양도할 때에는 증권거래세를 부과합니다.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주식거래에 따른 세금 (「증권거래세법」 제2조)
조문이 「주식을 양도할 때」라는 조건으로 시작한다. 그러니 세법이 ETF를 주식으로 안 보는 순간 이 조항 자체가 걸리지 않는다. 세율이 얼마인지를 따질 일이 아니라 애초에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 차이가 곧바로 돈으로 나타난다. 주식을 팔 때 내는 거래세는 판 금액에 붙는다. 벌었는지 잃었는지를 보지 않으므로 손해를 보고 팔아도 낸다. 100만원어치를 사서 80만원에 팔았다면 20만원을 잃은 데다 80만원에 대한 거래세까지 낸다. 이 구조는 국내주식 세금 3가지에 적어두었다. ETF에는 그 자리가 없다.

자주 사고파는 사람일수록 이 차이가 커진다. 거래세는 회전할 때마다 붙는 비용이라 매매 횟수에 비례해 쌓이는데, ETF는 그 비용이 아예 안 생긴다.
여기까지만 보면 ETF가 세금에서 유리하다. 그런데 반대쪽이 있다.
대신 무엇을 담았느냐가 세금을 가른다
주식과 펀드의 또 다른 차이가 판 뒤에 남긴 이익을 어떻게 보느냐다. 국내 상장주식은 일반 투자자가 팔아서 남긴 차익에 세금이 없다. ETF는 그 규칙이 전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주가지수를 1:1로 그대로 추적하는 국내주식형 ETF에 대해서만 이러한 혜택이 유지된다.
— 같은 자료
「~에 대해서만」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코스피200처럼 국내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판 차익에 세금이 없다. 그 밖의 ETF, 그러니까 해외 지수나 금 같은 것을 담은 ETF는 다르다.
거꾸로 말하면, 해외 지수를 따라가더라도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ETF는 세법이 말하는 해외주식이 아니다. 해외주식으로 잡히는 것은 250만원 공제와 손실 계산이 한 해 단위로 돌아가는데, 그 계산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50만원 공제와 손익통산은 한 해 단위로 계산된다에 정리해두었다.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의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 매매차익과 (…) 중에 작은 것을 기준으로 소득세가 원천 징수된다.
— 같은 자료
계산 방식은 둘을 놓고 작은 쪽을 고르는 구조인데, 뒤쪽 값이 무엇인지는 이름부터 어려워서 여기서 풀지 않는다. 지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다. 국내에 상장된 ETF라도 차익에 세금이 붙는 종류가 있다.
그리고 이건 원천징수다. 돈을 주는 쪽이 미리 떼고 나머지만 보낸다는 뜻인데, 법제처 설명이 그 방식을 이렇게 적어두었다.
배당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배당소득을 지급할 때에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하고,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그 징수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 같은 자료 (「소득세법」 제127조 제1항 제2호 외)
내가 신고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편하기는 한데, 신고할 일이 없으니 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지나가기 쉽다. 분배금도 같은 방식으로 뗀다. 그 세율은 거래소 자료에 15.4%라고 적혀 있는데, 소득세 14%에 거기 딸린 지방세를 더한 값이다.
내 ETF가 어느 쪽인지부터 본다
ETF에 붙는 세금은 주식이 아니라 펀드 규칙을 따른다. 팔 때 거래세가 없는 대신, 무엇을 담았느냐에 따라 차익에 세금이 붙는다.
그러면 어느 쪽이 유리할까? 한 줄로 답할 수 없다. 자주 사고파는 사람에게는 거래세가 없는 쪽이 크고, 오래 들고 한 번에 파는 사람에게는 차익에 세금이 붙느냐가 크다. 같은 ETF라도 사람마다 답이 갈린다.
나는 세금을 먼저 계산하기보다 내가 사려는 ETF가 어느 쪽인지부터 아는 편이 낫다고 본다. 국내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것인지, 해외 지수나 다른 자산을 담은 것인지만 알면 규칙이 정해진다. 그 확인은 상품 이름과 증권사 상품 설명에서 끝난다.
세율과 기준은 해마다 바뀌는 항목이 있다. 이 글은 구조를 이해하는 용도로 보고, 실제 계산은 국세청 홈택스나 증권사 안내에서 그해 기준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ETF 자체가 낯설다면 먼저 볼 것이 있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두고 그 바구니를 통째로 사고파는 상품이고, 그래서 한 종목만 고르는 부담이 줄어든다. 구조와 장단점은 ETF란 무엇인가? 뜻과 구조 및 장단점에 정리해두었다.
이번 글에서는 ETF에 붙는 세금이 주식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세법이 ETF를 주식이 아니라 펀드로 보기 때문에 팔 때 거래세가 없고, 그 대신 담은 것에 따라 차익에 세금이 붙는다.
지금 갖고 있거나 사려는 ETF가 국내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것인지 아닌지만 확인해보자. 그것 하나로 어느 규칙이 적용되는지가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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