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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계약·법률

상속세는 5억을 빼고 시작한다

by 청담동어금니 2026. 9. 4.

상속세는 받은 재산 전부에 붙는 것이 아니다. 먼저 빼는 금액이 있고, 그 금액이 생각보다 크다.

상속이라는 말을 들으면 세금부터 떠오른다. 절반을 떼인다는 이야기도 자주 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세금이 붙기 시작하는 지점을 빼놓고 한다. 이번 글에서는 상속세가 얼마부터 붙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빼고 나서 매긴다

상속세는 받은 재산에 바로 세율을 곱하는 것이 아니다. 공제라고 부르는 것을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매긴다. 그 공제가 여럿인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둘이다.

기초공제: 2억원을 공제하되 가업상속 및 영농상속의 경우에는 추가 공제함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상속세 계산 및 납부

2억원이다. 그런데 이것 말고 다른 길이 있다.

기초공제 2억원과 그 밖의 인적공제(배우자, 자녀, 미성년자, 65세 이상인 사람, 장애인)의 합계금액을 항목별로 공제받는 대신에 일괄적으로 5억원을 공제받을 수도 있습니다.
— 같은 자료

두 가지 길이 있는 셈이다. 항목을 하나하나 세어 빼거나, 세지 말고 5억원을 빼거나다. 어느 쪽이 큰지는 가족 구성에 따라 다른데, 뒤에 볼 국세청 계산표는 둘 중 큰 금액을 쓴다고 적어두었다.

받은 재산 전부가 아니라 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에 매긴다.

배우자가 있으면 5억이 더 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돌아가신 분에게 배우자가 있는 경우다.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속을 포기하거나, 5억원 미만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도 배우자상속공제로 최소 5억원은 공제됩니다.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배우자 상속공제

피상속인은 돌아가신 분을 뜻한다. 배우자가 실제로 한 푼도 안 받아도 5억원은 빠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5억과 앞의 5억은 따로 붙을까, 아니면 둘 중 하나만 될까? 국세청이 공개한 상속세 계산표에 답이 있다.

아래 공제의 합계 중 공제적용 종합한도 내 금액만 공제가능
- (기초공제+그 밖의 인적공제)와 일괄공제(5억) 중 큰 금액
- 가업·영농상속공제
- 배우자공제
- 금융재산 상속공제 / 재해손실공제 / 동거주택 상속공제
국세청, 상속세 세액계산흐름도

「합계」라고 적혀 있고,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가 서로 다른 줄에 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관계가 아니라 더하는 관계라는 뜻이다.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공제 최소 5억원을 더하면 10억원이 된다.

배우자 없이 자녀만 있다면 앞의 5억원이 바탕이 되고, 배우자가 있으면 그 위에 5억원이 더 붙는다. 이것이 「10억까지는 상속세가 없다」는 말이 도는 자리다. 다만 위 목록에 금융재산이나 동거주택 같은 항목이 더 있으니 경우에 따라 5억이나 10억보다 더 뺄 수도 있다.

숫자를 하나 놓고 세어보자. 아버지가 8억원어치를 남기고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계신 경우와 안 계신 경우가 어떻게 갈릴까?

어머니가 안 계시면 일괄공제 5억원만 빠진다. 8억원에서 5억원을 빼면 3억원이 남고, 그 3억원에 세금이 매겨진다. 어머니가 계시면 여기에 배우자공제 5억원이 더 붙는다. 8억원에서 10억원을 빼면 음수이므로 매길 금액이 남지 않는다.

같은 8억원인데 한쪽은 3억원에 세금이 붙고 다른 쪽은 0원이다. 배우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그만큼 크게 갈린다.

다만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둘 있다.

하나는 위 인용문에 붙어 있던 단서다. 「공제의 합계 중 공제적용 종합한도 내 금액만 공제가능」이라고 적혀 있었다. 더한 금액이 전부 그대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따로 정해둔 한도를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10억원은 어림잡는 숫자이지 모두에게 자동으로 적용되는 값이 아니다.

다른 하나는 기한이다.

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의 과세표준가액 및 과세표준을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수유자는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사람이다. 그리고 6개월이다. 앞 글들에서 본 기한과 또 다르다. 상속을 받을지 말지 고르는 것은 그 사실을 안 날부터 석 달, 상속세 신고는 돌아가신 달의 말일부터 여섯 달이다. 날짜를 세는 시작점도 다르고 길이도 다르다.

같은 자료에 신고를 하면 세액공제를 해준다는 항목도 있다. 신고 자체에 값이 붙어 있다는 뜻이다.

그 선 아래인지 위인지부터 안다

그러면 얼마부터 걱정하면 되나? 상속세를 걱정하기 전에 빼고 시작하는 금액부터 본다. 배우자가 없으면 5억원, 있으면 그 위에 5억원이 더 있다.

나는 이 숫자를 먼저 아는 것이 절세 요령을 찾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 물려받을 재산이 그 선보다 한참 아래라면 세금 계산 자체를 할 일이 없고, 한참 위라면 요령이 아니라 전문가가 필요하다. 어느 쪽인지 아는 것만으로 할 일이 정해지고, 그 판단은 몇 분이면 끝난다.

그러니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부모님 명의로 된 것을 대강이라도 세어보는 것이다. 집 한 채와 예금 정도인지, 그 이상인지만 알면 된다. 정확한 금액은 나중 문제이고, 지금 필요한 것은 5억이나 10억이라는 선의 어느 쪽인지다.

빚이 재산보다 많은 경우라면 이야기가 반대로 간다. 그때는 세금이 아니라 받을지 말지가 문제다. 재산과 빚은 갈라지지 않고 통째로 온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안 날부터 석 달 안에 고르지 않으면 둘 다 받는 쪽으로 정해진다. 그 석 달을 언제부터 세는지는 상속에는 빚도 들어 있다에 적어두었다.

포기하면 그 빚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나만 상속인 자리에서 빠질 뿐이고 그 자리는 다음 순위 사람에게 간다. 부모가 포기하면 조부모에게, 조부모가 포기하면 삼촌과 고모에게 가는 식이다. 그 순서와 어디까지 내려가는지는 상속포기는 빚을 없애지 않는다에 정리해두었다.

이번 글에서는 상속세가 얼마부터 붙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받은 재산 전부에 매기는 것이 아니라 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에 매기고, 그 공제가 배우자 유무에 따라 5억원이나 10억원에서 시작한다. 절반을 떼인다는 이야기는 그 선을 한참 넘긴 다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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